콜린 브라이어, 빌 카 지음
유정식 옮김
다산북스
p.199 - 201
모든 조직은 제품 개발 프로세스 말미에 언론 보도자료를 작성한다. 자기네 작업을 끝마친 엔지니어와 기획자들이 마치 '벽 너머로 던져버리듯' 마케터와 영업자에게 후속 작업을 떠넘기는 식이다. 그제야 마케터와 영업자는 이미 제품 개발이 다 끝난 상품을 바라보며 고객 관점이 된다. 답이 정해진 '킬러 기능'과 '환상적인 장점'을 나열하며 입소문을 내고, 사람들의 주목을 끌며, 그들이 벌떡 일어나 지갑을 열도록 스토리를 쥐어 짜는 것이다.
이런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워킹 포워드(Working Forward)'라고 부른다. 리더가 회사에 좋은 제품(서비스)을 제시하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예전에는 충족시키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려 애쓰는 과정이다. 이런 워킹 포워드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적어도 제프는 그렇게 믿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소니(Sony)를 모델로 가상의 사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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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소니가 새로운 텔레비전을 선보이기로 했다. 영업팀과 마케팅팀에서 고객의 선호와 시장 트렌드를 조사했다. 그 결과 1999달러 가격에 44인치 텔레비전을 출시해야 한다고 결로지었다. 하지만 '새로움'에 목말라 하던 엔지니어링팀에서는 고해상도 화질에만 관심이 있을 뿐 가격대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결국 엔지니어링팀이 개발한 텔레비전에는 생산비로만 2000달러가 쓰였다. 사실상 소매가격을 1999달로로 책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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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콘셉트에 관한 내러티브를 '언론 보도자료'로 간주하면 어떨까?"
만약 마케팅·영업팀과 엔지니어링팀이 언론 보도자료를 먼저 쓰면서 개발 프로세스에 착수했다면, 텔레비전의 기능과 비용, 고객 경험과 가격 등을 서로 합의했을 것이다. 그런 다음 무엇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규명하기 위해 '워킹 백워드(Working Backward)'했을 테고, 비용을 투입하기 이전에 제품 개발과 제조 단계에서 직면할 도전과제를 미리 파악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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