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법정에 선 수학

호학당 이야기/책과 밑줄

by 호학당 2022. 2. 1. 11:32

본문

법정에 선 수학

레일라 슈넵스, 코랄리 콜메즈 지음

김일선 옮김

아날로그(글담)

 


 

 

 

p.290-291

어느 웹사이트에 비행 공포증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소개된 글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글의 의도는 좋지만 천천히 잘 읽어 보면 독자에게 오해를 유발하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MIT의 아널드 바넷박사는 민간 비행 안전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그의 연구 결과, 1975년부터 1994년까지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항공기 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700만분의 1로 집계되었다. 이 통계는 탑승자가 특정 항공사의 항공기에 탑승했을 때 비행 중 사망할 확률을 19년 동안 분석해서 얻은 결과다. 다시 말해, 당신이 미국의 주요 항공사의 여객기에 탑승한다면 사고를 맞이할 확률이 700만분의 1이란 의미다. 비행기를 몇 년에 한 번 탑승하건 매일 탑승하건 마찬가지다. 

1975년에서 1994년까지가 15년이 아니라는 점은 제쳐두더라도, “특정 항공사”와 “주요 항공사”는 전혀 다른 의미이고 연구 결과는 미국에서 출발한 항공편에만 해당되므로, 근본적으로 이 명제에는 수학적 오류가 존재한다. 이제 “항공기 탑승”을 “러시안 룰렛하기”로 바꾸고 “700만분의 1”을 “6분의 1”로 바꿔보자. 그러면 위 구절의 마지막 부분은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면 죽을 확률이 6분의 1이다. 러시안 룰렛을 몇 년에 한 번 하건 매일 하건 마찬가지다”가 된다. 여기서 “6분의 1”이란 값이 타당한 값일까? 러시안 룰렛을 몇 년에 한 번 하건 매일 하건 정말 상관이 없을까?

'호학당 이야기 > 책과 밑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스모사피엔스  (0) 2022.03.15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0) 2022.03.02
  (0) 2022.01.26
행운에 속지 마라  (0) 2022.01.04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0) 2021.12.28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