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핸즈 지음
김상조 옮김
소미미디어
p.812-813
지식의 기하급수적 증가-과학적 사고를 위한 놀라운 성과-로 인해 과학적 사고는 점점 더 전문화되었고, 이는 과학 출판물 숫자의 증가로 증명되며, 이들 출판물 각각은 특정 연구 분야에 집중한다. 그러나 저명한 곤충학자이자 사상가인 에드워드 윌슨은 다음과 같은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무수히 많은 대다수 과학자들은 보통 수준의 장인이자 탐사자 이상이었던 적이 없다. 오늘날 이러한 사정은 더욱더 그러하다. 그들은 직업적으로 특수한 분야에만 집중해 있다. 그들이 받은 교육은 그들을 세상의 보다 큰 영역으로 안내해주지 않았다. 그들은 전선의 맨 앞으로 나아가 가능한 한 빨리 자신만의 발견을 하는 훈련을 받았는데, 첨단에 서있는 삶은 비용도 비싸고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백만 불짜리 연구소에 취직한 가장 창조적인 과학자들은 전체 그림에 대해 생각할 시간 따위는 없고, 그 그림에서 별다른 이익을 얻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유전자가 무엇인지 모르는 물리학자나 끈 이론이 바이올린과 관련된 것인가 추측하는 생물학자가 있다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 과학에서 연구 지원금이나 상은 뭔가를 발견한 자에게 주어지지, 학문적 성과나 지혜를 가진 이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오늘날 과학자로 콜로이드 화학이나 고생물학 혹은 침팬지 연구, 혹은 그보다 더 세분화되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비슷한 정도의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야 한다. 이렇게 연구 분야가 좁아지면 깊이 있는 지식은 만들어지지만 그 전문성의 협곡도 깊어져서 거기에 종사하는 이는 동일한 좁은 분야에 대한 학제간 연구를 수행할 때도 협곡과 협곡이 서로 연결될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 어려워진다.
자신의 전공 분야를 넘어서서 '우리는 무엇인가?' 같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파고드는 과학자는 별로 없다. 그렇게 파고드는 소수 중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토론에 임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들은 큰 그림을 좀체 보지 못하고, 자신의 협곡에 서서 자신이 평생 직업적으로 종사해 온 그 편협한 학문 분야 내의 훈련과 관심 사항과 문화에서부터 형성된 관점만 무차별적으로 쏟아낼 뿐이다.
전문화는 또한 과학적 탐구의 유일한 방법론으로서 과학적인 환원주의-사물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기 위해서 그 사물을 구성 요소들로 쪼개는 일-에 대한 믿음을 강화한다. 이 분석 도구는 자연 현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증대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암염 결정이 왜 물에 녹는가 같은 비교적 단순하고 따로 떼어 볼 수 있는 시스템의 본질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만족스러운 설명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현상이 보다 복잡해지고 따로 떼어 보기 어려워질수록 그 설명력은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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