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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아닌 모방으로 설계되는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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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UXUI 기획을 처음 시작했을 때,

 

그리고

 

지금까지 동일한 직무 채용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을 돌이켜보면,

 

거의 대부분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UX를 혁신하겠다!

 

 

 

그러나 위 문장을 실제로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를 살펴보면,

 

법적 규제, 개발 공수, 보안 이슈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저희는 '상상 기획'이라 부르곤 합니다.)

 

 

또한, 

 

 

기획 당시에는 사용성이 엄청나게 향상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 테스트해 보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흔합니다.

 

(물론, 초기 UX 혁신 사례인 트위터의 "Pull to refresh" 같은 케이스도 분명 존재하지만)

 

 

 

즉,

 

"UX를 혁신함으로써 사용하기 좋은 서비스를 만들겠다"라는 현실과

 

"막상 서비스를 사용해 보니 불편한데?"라는 현실 사이에는

 

많은 기획자가 놓친 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UX 원칙이란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고 배우면서 우리는 지나치게 차용하지 말고, 자신만의 디자인 스타일을 개발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모방은 환영 받지 못하며, 다른 이의 디자인을 베끼는 것은 못마땅하게 여겨지고, 심지어 부정한 일로 취급된다.

UX에서 이것은 우수 사례와 와전히 정반대다. "사용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사이트에서 보낸다. 이말은 당신의 사이트가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다른 사이트들과 동일하게 작동하길 원한다는 뜻이다"라고 서술한 제이콥의 인터넷 사용자 경험의 법칙을 살펴보라.

제이콥 닐슨(Jacob Nielsen)은 이 말로 완전히 못박았다. 당신의 사용자는 그들 삶의 대부분을 당신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데 보낸다. 그들은 그 시간을 다른 사이트, 다른 웹앱과 다른 모바일 앱에서 보낸다. 그들에게 가장 친숙하지 않은 것이 당신의 제품이다.

 

 

정리해 보면

 

좋은 UX 기획은 기존의 것을 무작정 바꾸기보다

 

사용자에게 익숙한 방식을 최대한 차용하는 것

 

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익숙함이란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된 B2B 서비스에서 빛을 발휘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T' 서비스를 살펴보겠습니다. 

 

 

 

택시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보는 카카오T 서비스는

 

상당히 잘 정리되고, 유려한 UI를 제공하고 있지만,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님이 보는 카카오T 서비스는

 

내용도 별개 없고, UI도 상당히 투박한 느낌입니다. 

 

 

카카오T 기사님 앱 (출처: 플레이스토어 > 카카오 T 택시 기사용 예시 이미지)

 

 

이는 실제 운전 환경에서 앱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따른 UX 기획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카카오T 서비스를 사용하며, 기사님들이 익숙해졌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매장관리 시스템, 차량 관리 시스템, 회계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B2B 서비스 및 Back-Office 서비스에도 대부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최신 UI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했다거나 투박하다고 해서 

 

해당 서비스의 UX가 나쁘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새롭고 예뻐 보이게 UX를 설계하는 것이

 

사용자 경험을 저해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UX 혁신은 어떨 때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바로, UX가 기술을 만나면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인인증서를 없앤 토스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좌) KB증권 / (우) 토스증권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은행 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이 공인인증서를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 정책적 사유로 인해 시중 뱅킹 서비스들은 공인인증서를 없앨 수 없었습니다. 

 

토스가 나오기 전까지..

 

이러한 기술적, 정책적 장벽을 극복하고

 

토스는 자체적인 토스인증서를 통해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UX를 혁신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UX의 혁신은 대부분 기획적으로 해결되기 보다는

 

기술적, 정책적인 고려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면, 

 

UX 기획은 이미 나와있는 훌륭한 서비스들은 적절하게 모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술이나 정책에 대한 이해와 무관하게 UX를 혁신할 경우 이는 결코 좋은 UX가 될 수 없고,

 

상상 기획으로서 개발되지 못하는 서비스로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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