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챈스 지음
김익성 옮김
비즈니스북스
p.214-216
“뭐가 필요하죠?”
나는 이 물음을 ‘마법의 질문’이라고 부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향력 전략이기도 하다.
MBA 과정 학생이었을 때 나는 심장 수술 관련 제품을 만드는 가이던트(Guidant)라는 생명공학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가이던트가 신제품 스텐트(stent) 장치를 출시했을 때 회사는 자신들의 신제품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으리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회사는 시장 자체도 역시 빠르게 성장할 것이고 수요가 빠르게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는 사실을 내다보지 못했다. 좋은 문제였지만 문제는 문제였다. 가이던트가 물밀듯 쏟아지는 주문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직원들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를 포함해서 주 7일 하루 3교대로 근무해야만 했다. 수요에 대응해 제품을 생산하는 문제는 회사 고위 경영진 한 사람이었던 진저 그레이엄(Ginger Graham)의 손에 달려 있었다. 의무적으로 초과근무를 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었지만 그랬다간 직원들의 사기만 더 떨어질 터였다. 그레이엄은 의무적으로 초과근무를 요구하는 대신에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우리가 함께 협력해 주문을 처리하려면 ‘뭐가 필요하죠?’” 직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희망 사항을 담은 목록을 작성했다. 직원들이 제시한 목록에는 피자 배달, 심야 택시, 아이 돌봐주기, 크리스마스 선물 포장하기 등이 포함됐다. 경영팀과 함께 그레이엄이 직원들의 요청 사항을 제공하자 직원들은 24시간 내내 출근하며 열심히 일했다. 생산은 거듭 신기록을 세웠고 매출은 세 배가 늘었으며 모두가 두둑한 상여금을 받았다. 그레이엄이 이뤄 낸 일은 협상의 결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공동의 노력처럼 느껴졌다. 협상과 협조, 둘 다였다.
연봉 인상이나 승진을 두고 벌이는 협상은 굉장히 스트레스가 커서 사람들은 대부분 협상을 절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법의 질문을 활용하면 협상 상황이 불편하거나 적대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프레임을 다시 짤 수 있다. 마법의 질문은 당신과 당신 상사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향하도록 주의를 환기할 수 있고 당신이 즐거운 마음으로 협상을 훌륭히 해내도록 돕는다. 당신이 그저 “내 경력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내게 ‘뭐가 필요하죠?’”라거나 “이 직무의 연봉 밴드(salary band)에서 최고가 되려면 내게 ‘뭐가 필요하죠?’”라고 질문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
한 직원이 당신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지면 관리자로서 당신은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당신은 흔쾌히 “여기 필요한 일들이 있어요.”라고 설명할 것이다. 그러면 곧 직원이 다시 와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제 연봉이 인상되려면 이러저러한 게 필요하다고 하셨죠. 그간 제가 한 일들을 말씀드릴게요. 그러니 이제 저 좀 도와줄 수 있으시죠?” 직원이 한 일들이 당신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한다면 당신은 직원에게 힘을 실어 주고 싶어질 것이다.
마법의 질문은 고객이든 아이든 그 누구에게든 효과가 있다. 심지어 반복해서 같은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다. 설령 당신이 그들에게 마법의 질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르쳤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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